집 안 가전제품들의 소비전력 순위를 알아보자 (feat. 온열기를 멀티탭에 꽂으면 안 되는 이유)

흔히들 난로는 멀티탭에 꽂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꽂는 분들이 있더라..)

이번 포스팅에서는 집 안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들의 소비전력을 분석하고,

전기난로 멀티탭에 꽂으면 안 되는지에 대해 파악해보려고 한다.

 

 

| 전자제품 소비전력 줄 세우기

 

우선 집에 있는 가전을 포함하여 전자제품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스마트폰, 노트북, 스탠드, 전기면도기 세척기, 전자레인지, 세탁기, 청소기, 서큘레이터, 가습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세상에! 생각보다 엄청 많네?

 

이제 각각의 제품들의 소비전력이 작은 것부터 순서대로 줄 세워본다.

(소비전력은 각 제품의 본체 또는 충전 어댑터에 적혀있다.)

 

1. 전기면도기 세척기: 5.4W

2. 스탠드 등: 9W

3. 기화식 가습기: 11W

4. 스마트폰 급속 충전기: 25W

5. 서큘레이터(선풍기): 28W

6. 공기청정기: 30W

7. 노트북(저전력): 40W

8. 노트북(게이밍): 120W 

9. 청소기: 170W

10. 전기난로: 900W

11. 전자레인지: 1100W

12. 세탁기: 2100W

13. 에어컨: 3000W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나열된 목록을 보고 눈치를 채셨을 것이다.

크기가 비슷한 전기제품이라 하더라도 용도에 따라서 소비전력이 크게 차이 난다.

이 근본적인 원인은 전기에너지를 어떤 물리 에너지로 변환하여 사용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로 다음 순으로 전력소비량이 많다.

열에너지 > 역학적 에너지(운동에너지)  빛 에너지

 

크기가 비슷한 전자제품이라 하더라도, 제품의 용도에 따라, 사용하는 주요 에너지가 무엇인가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다.

 

목록 중에서 몇 가지만 골라서 분석해본다.

 

1. 전기면도기 세척기: 5.4W

주요 변환 에너지: 역학적 에너지

전기면도기 사용 후에 자동으로 세척해주는 전자제품이다. 내부에 작은 모터와 공압 호스가 있어서 전기면도기를 세척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록 역학적 에너지를 활용하지만, 모터의 크기가 워낙 작고 출력도 약하게 사용하므로 소비전력이 가장 작은 주인공이 되었다.

 

2. 스탠드: 9W 

주요 변환 에너지: 빛 에너지

대부분의 스탠드의 소비전력은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빛 에너지도 출력이 강할수록 소비전력이 높아지므로, 화장실이나 거실 등 천장에 사용되는 형광등은 20~50W 수준의 소비전력을 갖는다.

 

4. 스마트폰 급속 충전기: 25W

주요 사용 에너지: 전기에너지 그대로

스마트폰과 같이 OS가 여러 동작을 하는 IT제품은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소비전력이 천차만별이다. 동영상 감상이나 사진 촬영, 통화와 같은 액티브 동작을 많이 하게 되면 소비전력이 높아지며, 아무 동작 없이 대기 상태일 때는 낮은 소비전력을 유지한다.

충전기의 소비전력은 15~25W 정도다.

 

5. 서큘레이터(선풍기) : 28W

주요 변환 에너지: 역학적 에너지

모터가 달린 제품은 그 모터의 크기가 클수록,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출력 토크가 클수록)  소비전력이 증가한다. 
그래서 똑같이 운동에너지로 사용하는 면도기 세척기나 청소기, 세탁기 등과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다.

 

7. 노트북(저전력): 40W

8. 노트북(게이밍): 120W

주요 사용 에너지: 전기에너지 그대로

스마트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떤 동작을 하느냐에 따라 전력 소모 차이가 크다.

사용되는 칩 스펙에 따라 소비전력 최댓값도 다르다. 당연히 전력 소모량이 많을수록 고성능 칩이며 체감속도도 빠르다.

 

10. 전기난로: 900W

주요 변환 에너지: 열에너지

전기저항이 큰 니크롬선에 전류가 통과하면서 열이 발생되고 그 열이 복사(radiation)되어 주변을 따뜻하게 해 준다.

열에너지를 사용하므로 매우 많은 전기를 소모하게 된다.

전기난로 하나를 사용 안 하고 전기를 절약한다면 그 전기로 게이밍 노트북 7대를 사용할 수 있거나, 선풍기 32대를 틀 수 있거나, 스탠드 등을 100대까지 켤 수 있다.

 

11. 전자레인지: 1100W

주요 변환 에너지: 전기에너지(전파) -> 열에너지

전자레인지는 전파를 복사하여 물 분자를 진동시켜 음식을 데우는 역할을 한다.

비록 전파를 직접 발생시키므로 메커니즘은 전기에너지라고 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물체의 온도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므로 최종 에너지 사용은 열에너지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열에너지로 소모되는 전자레인지의 소비전력 역시 매우 큰 편이다.

 

13. 에어컨: 3000W

주요 변환 에너지: 운동에너지 -> 열에너지

에어컨은 압축기, 응축기, 팽창밸브, 증발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동력원은 압축기에 해당한다. 압축기는 모터에 의한 피스톤 운동을 하므로 전기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된 형태지만, 최종적으로는 증발 잠열을 이용하여 온도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므로 최종 에너지 단에서는 열에너지로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가전제품과 비교하여 넘사벽 에너지 소모를 보여준다.

여름철 전기가 부족하여 도시가 정전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제품군으로 오니, 소비전력이 급격하게 커진다.

전자레인지도 그렇고, 에어컨도 그렇고 온도 변화와 관련된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전력이 매우 큰 편이다.

 

왜 그런 걸까? 

 

사실 기본적으로 열에너지를 얻으려면 다른 에너지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어 있다.

아래 열-전기에너지 변환 공식을 살펴보자

I^2 x R x t는 에너지에 해당하며(단위:J), Q는 열량을 의미한다. (단위:cal)

0.24는 에너지를 열량으로 변환할 때 곱해지는 값이다. 

1 cal는 물 1그램을 1°C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인데 1 cal은 4.186J이다.

 

4J의 에너지는 2m/s 속도로 움직이는 2kg 물체의 운동에너지와 같다.

생각해보라. 누군가가 던진 2kg의 쇠공이 초속 2m/s의 속도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위협적이지 않은가?

근데 이 에너지가 물 끓이는데 쓰인다면 겨우 1g을 1°C 올리는데 그치는 것이다.

이제 느낌이 오는가?

열에너지는 사람이 체감하기에 그 사용효율이 상당히 안 좋은 편이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열에너지로 사용할 때 사람이 체감하는 효과의 크기가 덜한 것이다.

 

그래서 온도 변화를 주 용도로 하는 가전제품들은 소비전력이 클 수밖에 없다.

이제 다시 목록을 살펴보자.

 

1. 전기면도기 세척기: 5.4W (운동 에너지)

2. 스탠드 등: 9W (빛 에너지)

3. 기화식 가습기: 11W (운동 에너지)

4. 스마트폰 급속 충전기: 25W

5. 서큘레이터(선풍기): 28W (운동 에너지)

6. 공기청정기: 30W (운동 에너지)

7. 노트북(저전력): 40W

8. 노트북(게이밍): 120W 

9. 청소기: 170W (운동 에너지)

10. 전기난로: 900W (열에너지)

11. 전자레인지: 1100W (전기 에너지 -> 열에너지)

12. 세탁기: 2100W (운동 에너지)

13. 에어컨: 3000W (운동 에너지 -> 열에너지)

 

 

집에 전자/전기제품이 있다면 소비전력을 살펴보자. 그리고 그들끼리 비교해보자.

제품의 크기와 출력 규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이런 추세를 따를 것이다.

 

열에너지 > 역학적 에너지(운동에너지)  빛 에너지

 

 

| 멀티탭에 온열기를 꽂으면 안 되는 이유

 

앞서 살펴본 대로 열에너지와 관련된 대부분의 전기 제품은 이처럼 소비전력이 매우 크다.

전기난로(온열기)는 이렇게 수백W급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전력 공급선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멀티탭도 마찬가지. 멀티탭은 일반 주거의 전력선보다 허용 전력량이 낮은 편이다.

멀티탭에는 허용 전력량은 멀티탭 뒷면에 표기되어 있다.

이 멀티탭은 3구 멀티탭인데 허용 전력이 2000W이하라고 적혀있다.

이 허용전력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0W가 넘게 사용하면 멀티탭이 홀라당 타버린다. (화재 주의!!!)

 

물론 2000W라고 적혀있다고 해서 1900W 등 한도 내 최대 수준으로 사용해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안전마진을 고려하여 허용 전력의 50% 수준인 1000W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왕이면 온열기는 멀티탭에 꽂아 사용하지 말고 벽면의 콘센트에 직접 꽂아 사용하자.

시중에 고용량 멀티탭이라고 4000W까지 허용하는 멀티탭이 있긴 하지만,

안전마진 50% 고려했을 때, 2000W짜리 온열기 하나 꽂으면 끝이다. 

멀티탭의 능력을 맹신하지 말고 이왕이면 벽면에 바로 꽂아서 사용하도록 하자.

 

에어컨도 마찬가지. 

위에 적었다시피 에어컨은 보통 전력 3000W 이상 사용하므로 에어컨을 멀티탭에 끼웠다간 매우매우매우매우 위험하다.

 

멀티탭은 소비전력이 작은 제품군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등,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